주영한국문화원(KCCUK)이천시와 협력하여 한국 도예의 철학적·물질적 근간을 탐색하는 특별 기획전 이천 그리고 그 너머: 형태 안의 공간》을 개최합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공예 및 민속예술)인 이천의 풍부한 유산을 바탕으로 하는 이번 전시는 ‘그릇의 본질은 그 안에 담긴 비어 있는 공간에 있다’는 사유에서 출발하여, 작가가 흙이라는 물질을 통해 어떻게 공간과 균형, 그리고 보이지 않는 의미를 형상화하는지를 조명합니다.

이번 전시는 수십 년의 공력을 쌓아온 21인의 도예 명장과 동시대 미술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6인의 현대 작가 등 총 27인의 작업을 한자리에서 소개합니다. 전시는 기물에 깃든 침전된 시간을 따라가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수만 번의 반복과 무언의 인내로 빚어낸 명장들의 작업은 한국 도예가 지닌 절제된 미학과 기술적 완벽함을 보여주며, 이는 다시 현대 작가들의 혁신적인 시각과 결합하여 도자의 경계를 확장합니다.

이러한 시간의 층위는 전통이 정지된 유산이 아닌 살아있는 실천으로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명장들이 다져 놓은 견고한 토대 위에서 현대 작가들은 형태를 해체하거나 문학적 서사를 덧입히며 축적된 세월의 지혜를 오늘날의 역동적인 감각으로 전이시킵니다.

런던 크래프트 위크 2026(London Craft Week 2026)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한국과 영국의 공예 전통 사이에 새로운 대화를 제안합니다. 관객들은 단순히 완성된 기물을 보는 것을 넘어, 흙과 불이 형상으로 치환되기까지 필요한 인내와 감각,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무한한 공간의 의미를 사유하게 될 것입니다.


참여 작가:

권오학, 권영배, 권태영, 김판기, 김성태, 김세용, 김영수, 김용섭, 김리우, 박병호, 박래헌, 서광수, 서세리, 신왕건, 원유선, 여화정, 유기정, 유용철, 이규탁, 이향구, 이연휴, 이재준, 정미미, 조세연, 최인규, 함정구, 한도현